
‘힐링 웰스팜 & 회복학교 프로젝트 1기’ 본격 운영. 광주하나문화교류센터 제공
봄볕 아래 함께 흙을 일군 참가자들이 통일의 염원을 담은 바람개비를 들고 환하게 웃는다.
25일 전남 나주시 봉황에 위치한 광주하나문화교류센터 농장에서 '힐링 웰스팜 & 회복학교 프로젝트 1기'가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풍경이다.
남북하나재단이 주최하고 광주하나문화교류센터(대표 이은희)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12주 과정을 통해 '치유에서 자립으로'라는 목표를 현실로 빚어가는 약속의 첫 페이지였다.
"일회성 체험을 넘어" — 12주 회복모델의 출발

이번 프로젝트는 탈북과 한국 정착 과정에서 심리적 긴장, 사회적 고립, 경제적 불안을 동시에 겪어온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설계된 구조적 회복 프로그램이다. 단발성 체험 행사로 소비되어 온 기존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정서 회복 → 관계 형성 → 경제 자립'으로 이어지는 3단계 흐름을 하나의 과정 안에 담아냈다.
사업 목적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탈북 과정에서 누적된 정서적·사회적 어려움을 치유농업 활동을 통해 완화한다. 둘째,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공동 작업과 나눔 실천을 통해 지역사회 관계망을 형성한다. 셋째, 치유농업을 단순 체험에서 가공·유통 체험까지 확장해 실질적인 경제 역량을 키운다.
광주하나문화교류센터 관계자는 "정서 고립 문제 해결을 위한 12주 과정형 회복 모델을 구축하고, 공동체 자립 기반을 마련해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왜 '치유농업'인가

2020년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에 따르면 경제활동이 가능한 30~50대 비율이 높고, 자영업 선호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2021년 3월 시행된 '치유농업 육성'을 계기로 국내 치유농업 시장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이 두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 이번 프로젝트가 놓여 있다.
치유농업은 자연 속에서의 반복적 신체 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자존감 회복을 돕는다는 점에서 정착 초기 주민들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농업 활동을 매개로 한 공동 작업과 수확 나눔은 지역 주민과의 관계 형성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사회적 통합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 김경섭 회장이 특강을 통해 치유농업과 조경 분야의 융합 가능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주광산구협의회 간사이기도 한 김 회장은 "조경, 정원, 산림, 원예, 치유농업 등 다양한 분야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시민과 지역민들에게 더욱 깊은 정서적 위안을 줄 수 있다"라고 강조하며, "이번 프로젝트가 북한이탈주민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실질적인 사회활동 모델이 될 것이다."라는 기대감도 전했다.
프로그램은 오는 11월까지 나주 봉황 농장을 비롯한 광주·전남 일원에서 3단계 여정으로 이뤄진다.

세부사업 프로그램 주요내용. AI 생성 이미지
"힐링을 넘어 새로운 시작이 되길"
광주하나문화교류센터 관계자는 "치유농업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이번 프로젝트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단순한 힐링을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새로운 삶을 펼쳐가는 실질적인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를 손에 들고 농장 둘레를 향했다. 안정적인 자립을 이루는 그날까지 바람개비가 함께 힘차게 돌아가주기를 희망하며 농장 곳곳에 하나씩 꽂았다.
봄꽃 사이로 바람개비가 쉼 없이 돌아가듯, '힐링 웰스팜 & 회복학교 프로젝트'가 북한이탈주민들의 삶에도 멈추지 않는 새 바람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