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보건대학교는 그 어느 해보다도 희망찬 봄을 맞이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펼쳐나갈 시간이 마침내 찾아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생태계 전문 미디어 어반톡과의 협력 모델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는 한 차원 더 나아가 호남의 정원산업과 교육체계가 동반 성장하는 야심찬 상생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캠퍼스를 곱게 물들이며 피어나는 봄꽃들도 그 힘찬 출발을 더 없이 반기는 듯하다.
지난 3월 말, 동아보건대학교(총장 최준영)와 한국정원조경연합회· 생태계 전문 온라인 플랫폼 어반톡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라남도 지역혁신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2차년도 협력을 위해서다. 1차년도의 성과를 점검하고 올해의 방향을 구체화해나갔다. 학교의 연구와 교육, 현장의 노력과 노하우, 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확산이 삼위일체로 맞물려 그 어느 지역보다 탄탄한 기초 위에 정원산업을 실질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열의가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동아보건대학 RISE사업 연석회의(왼쪽부터 정경진 동아보건대 레저조경전공 교수, 석영선 동아보건대 레저조경전공 학과장 겸 RISE사업단 G2 팀장, 이근형 한국정원조경연 사무국장, 김경섭 한국정원조경연합회 회장, 박종찬 한국정원조경연 사업분과위원장). 동아보건대학 제공
1. 달라진 2차년도, AI가 전면에 나서다
변화의 핵심은 AI(인공지능)교육의 깊이다. 1차년도가 정원식물 생산에서 시작하여 AI 교육을 부분적으로 접목하는 방식이었다면, 올해는 AI·스마트 기술이 교육과 연구의 중심에 선다.
동아보건대 레저조경 학과장 겸 RISE사업단 팀장을 맡고 있는 석영선 교수는 그 지향점을 명확히 설명했다. "작년에는 정원식물 생산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상대적으로 AI 비율이 낮았다. 올해는 AI 스마트 기술 관련 교육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확실히 달라졌다." AI 전문 외부 교수진과 조경·정원 전공팀이 손을 맞잡고 지역 특화 교육과정과 연구를 함께 개발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AI를 활용해 스마트 조경 관리와 정원식물 생육 관리를 어떻게 고도화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다.
동아보건대 레저조경 정경진 교수는 차별성을 확실하게 짚었다. "스마트팜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스마트 조경과 스마트 정원은 아직 생소한 분야다."

동아보건대학 정경진 교수(오른쪽 첫번째)가 드론과 라이다(LiDAR)로 수집한 공간 데이터를 AI에 올리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동아보건대가 지향하는 것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정원·조경 식물의 생장과 생육을 AI로 고도화한다. 지역 현안에 맞는 수종을 발굴한다. 드론과 라이다(LiDAR:빛 탐지 거리 및 측정)로 수집한 공간 데이터에 AI를 얹는다. 이 세 가지가 결합될 때 비로소 지역 특화 조경 관리 노하우가 탄생한다. 드론은 이제 기본 장비가 됐다. 현황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간을 좌표화하는 데는 당연히 쓴다. 그러나 연구의 핵심은 단순한 3D 매핑에 있지 않다. 정 교수의 설명은 이어졌다. "3D로 만든 결과물에 지역 특화 식물 정보, AI를 이용한 재배·관리 노하우, 이 세 가지가 합쳐지는 것이 목표다. 드론은 그 중 하나의 단위 기술일 뿐이다."
동아보건대학교 RISE사업의 목표는 더 구체적이다. 전국 어디서나 통하는 범용 AI가 아니다. 영암을 비롯한 전남 지역의 기후와 환경, 식물 특성에 맞춘 '지역 특화 프롬프트(생성형 AI에게 특정 작업이나 응답을 요구하기 위해 입력하는 텍스트, 이미지)'와 관리 솔루션을 직접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석 교수는 이 점을 강조했다. "다른 학교들도 제미나이(Gemini)나 코파일럿(copilet) 같은 AI를 활용해 설계를 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다른 점은 우리 지역에 맞는 프롬프트를 개발해 지역에 특화된 조경 설계와 식물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2. 현장이 말하는 교육의 빈자리, 산·학이 채운다

동아보건대학과 한국정원조경연합회가 RISE 2차년도 사업의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정원조경연합회가 이번 협력을 함께한다. 정원·조경·산림·환경·녹지를 아우르는 연합 단체다. 산림청에 등록된 공식 단체로, 현장과 학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기대받고 있다.
삼성 에버랜드에서 수십년을 보낸 베테랑 김경섭 회장의 말에는 오랜 현장 경험이 담겼다. "분야가 너무 잘게 나뉘었다. 조경, 정원, 산림, 생태가 각각 쪼개지다 보니 토목·건축이라는 큰 시장 앞에서 설 자리가 없다." 김회장을 중심으로 연합회가 탄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만 해보겠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융합해야 한다. 녹지직 공무원, 환경 분야, 교수, 현장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
그는 현장의 실상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조경 공사를 하면서 정원처럼 특화 공간을 하나 꾸미면 품셈(단위 작업당 소요되는 인력, 자재, 장비의 양을 수치화한 표준 기준)없이 견적 처리를 하는 실정이다. 정원을 꾸미는데 필요한 인력과 자재,장비 등의 양을 수치화한 표준 기준이 없다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다. 정원만의 특수 품셈을 만들고 적용해야 품질도 제대로 인정받고 만족도도 높아지는데 그 벽을 못 넘고 있다. 더구나 지역의 정원 작가들은 감각은 뛰어나도 내역서 작성과 품 적용에 서툴다. 반대로 조경을 전공하면 행정과 견적은 알지만 섬세한 감각이 부족하다. "정원과 조경은 다른 게 아니다. 조경을 하면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들어가는 게 정원이다. 그 둘이 융합해야 한다."라고 이론과 실무의 균형이 갖는 중요성을 역설했다.

각종품셈, 정원공사에는 품셈이 없어 제대로된 원가 및 품질 확보가 어렵다.
이 문제는 제도적 공백으로도 이어진다. 정원 시공에 적용할 표준 품셈이 없어 관 발주 공사에서 설계서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근형 사무국장은 현실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전문가들이 정원 설계서를 체계적으로 정립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소신있게 정원 공사를 발주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정경진 교수는 하나의 해법을 제시했다. "산림청 등의 관련 기관에 먼저 상담해 협회와 대학이 연합체로 품 체계를 만드는 용역을 제안할 수 있다. 학계와 현장이 함께 공론화하면 제도가 바뀔 수 있다."
이근형 사무국장은 현장 교육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30년 현장에서 느낀 점은 이론과 현실의 괴리다. 정원 트렌드는 빠르게 바뀐다. 올해와 내년이 다르다. 학교 교육이 현장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학생들이 사회에 나와 혼란을 겪는다." 연합회가 그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다.
정경진 교수도 같은 문제에 공감했다. "대학에서 자격증을 따고 졸업해도 현장에서 식물 전지 하나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정원 현장이 원하는 건 당장 투입될 수 있는 인재다. 설계·디자인 중심의 교육과 현장 수요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 한다." 산·학 협력이 그 답이라는 확신이 담겼다.
3. AI 도구, 현장의 요구가 교육을 이끈다

동아보건대 레저조경 학과장 겸 RISE사업단 팀장을 맡고 있는 석영선 교수가 스마트환경 분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장 전문가들은 AI 기반 조경 설계, 관리 도구에 대한 강한 수요를 드러냈다. 이근형 사무국장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백지 상태에서 연못, 원하는 식물 사진을 입력하면 입체적인 정원 안을 여러 개 그려주는 AI 도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없으면 개발해 달라." 캐드 너머의 3D 시각화를 AI로 빠르게 구현하고 싶다는 현장의 목소리다.
정경진 교수는 이미 가능성을 확인된 만큼 고도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답했다. "챗GPT나 제미나이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이미지를 2~3분 안에 얻을 수 있다. 협의용 이미지나 대략적인 방향을 보여주는 용도로는 이미 상용화 수준이다. 다만 설계가가 원하는 형태와 구도를 완벽하게 구현하기까지는 아직 보완이 필요하다." 이어 "생성형 AI를 포함한 포괄적인 AI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현장 전문가들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효율적으로 교육하는 교수법까지 함께 강구하고 있다."라고 추가로 설명했다.
석영선 교수는 AI의 역할을 설계 단계에 국한하지 않고, 조경의 유지·관리 영역까지 확장하여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AI는 설계 영역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식물 생육 관리, 유지관리 자동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 조경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조경 분야 전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4. 성인 학습자를 위한 맞춤 교육, 지역 소멸에 맞서는 해법

동아보건대학교 레저조경전공은 일반 대학과 다른 특별한 교육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만25세 이상 또는 3년 이상의 산업 경력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인학습자 전담과정이다. 고3 신입생이 아니라 재취업, 전직, 전문 자격 취득을 원하는 성인들이 주 대상이다. 일과 학습을 병행하면서도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전체가 설계돼 있다.
정경진 교수는 이 방향이 지역 현실과 맞닿아 있음을 강조했다. "지방은 학령기 인구 감소가 너무 심각하다. 오히려 지역 안에서 성인 학습자가 재학습을 통해 취업하고 창업하며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수도권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많은 지방 대학들이 그 추세로 가고 있다." 그는 수도권에서 조경과 정원 분야를 오랜 기간 경험하고 최근 영암에 내려온 터라, 그 차이를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다.
성인 학습자에게 AI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정원산업의 흐름에 성인 전문 인력이 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며, 지역 내 조경·정원 산업의 저변을 실질적으로 넓히는 일이기도 하다.
5. 미디어와 함께 성장하는 트러스트, 전남에서 모델을 만든다

세 기관의 협력은 학교와 현장에서 그치지 않는다. 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확산이 협력의 세 번째 축이다. 어반톡은 정원·조경·생태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전문 온라인 매칭 플랫폼으로서 연구와 교육의 성과를 산업 현장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김준표 동아보건대학교 RISE 사업단장은 말했다. "이번 협력회의는 지역혁신 사업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다. AI·스마트 기술에 기반한 교육과 연구로 정원·조경 분야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전남RISE 사업의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
어반톡 이형철 대표는 신뢰를 강조했다. "산학 간 신뢰 없이는 진정한 녹색 생태경제가 뿌리내릴 수 없다. 대학과 현장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트러스트를 만들어 나가겠다."
세 기관은 앞으로 정원·조경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현장 연계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만들어간다. 정원 품셈 체계 정립을 위한 학계와 현장의 공론화도 함께 추진한다. 영암을 중심으로 전남 정원산업의 외연을 넓히고, 지역 특화 생태산업 생태계를 함께 일군다.
학교의 연구와 교육이 현장의 노력과 노하우를 만나고, 그 결과가 소통 플랫폼을 통해 확산될 때, 호남의 정원산업은 그 어느 지역보다 탄탄한 기초 위에 실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믿음이다.
캠퍼스의 벚꽃이 한 잎씩 피어나듯, 동아보건대학교와 호남 조경·정원산업의 동반 성장도 그렇게 차근차근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